세 번 이직하고 세 번 후회한 사람에게서 발견한 것 — 실패를 데이터로 읽는 법
세 번 이직했고, 세 번 모두 6개월 안에 다시 흔들렸습니다. 코칭에서 만난 마케팅 7년 차 한 분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직장 운이 없나 봐요."
그런데 이분의 이야기는 '운'과는 전혀 다른 결말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 결말에, 실패를 다루는 법에 대한 중요한 원리가 들어 있습니다.
실패를 '판결'로 읽으면 무슨 일이 생기나요?
세 번의 실패를 "운이 없다", "내가 부족하다"로 읽는 것이 판결입니다. 판결의 문제는 아프다는 게 아니라, 아무 정보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운이 문제라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고, 내가 문제라면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 모른 채 자책만 남습니다. 그래서 판결로 읽은 실패는 높은 확률로 반복됩니다.
이분이 달라진 건 세 경험을 나란히 놓고 공통점을 찾으면서였습니다. 회사도, 업종도, 연봉도 달랐는데 하나가 같았습니다. 세 곳 모두 '혼자 결과를 내는' 환경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분의 강점은 정반대 — 사람들 사이에서 협업을 이끌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네 번째 선택은 달랐습니다. 연봉이 아니라 '협업 중심 조직인가'를 기준으로 골랐고, 지금은 "드디어 제 자리를 찾았다"고 말합니다. 세 번의 실패가 그 기준을 가르쳐준 겁니다.
코칭 현장에서 자기다운 커리어에 도달한 분들을 보면, 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실패를 데이터로 회수한 사람이었습니다. 실패는 커리어의 반대말이 아니라, 커리어가 정교해지는 방식입니다.
실패에서 데이터를 꺼내는 한 칸
방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어긋난 결정 하나를 붙잡고, 이 문장의 빈칸을 채우는 겁니다.
"이번 결정에서 새로 알게 된 '나에 대한 데이터'는 ______이다."
채울 때 요령이 있습니다. 회사 욕("리더가 이상했다")이나 자책("내가 성급했다")은 데이터가 아닙니다. 나의 조건으로 적어야 다음 선택에 쓸 수 있습니다.
- "나는 혼자 결과를 내는 환경에서 무너진다" ✓
- "나는 방향이 자주 바뀌는 조직에서 소모된다" ✓
- "나는 일 자체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크게 영향받는다" ✓
이런 문장이 두세 개 모이면, 그게 회사를 고르는 나만의 기준표가 됩니다. 채용 공고 어디에도 안 나오는, 실패로만 살 수 있는 정보입니다.
어긋난 뒤의 세 가지 선택지 — 3R
실패를 회수했다면, 다음 행동은 세 갈래 중 하나입니다.
- 되돌리기(Reverse) — 전 직장·전 직무로 돌아가는 것도 유효한 선택지입니다. "안 맞았다"를 빠르게 확인하고 복귀하는 건 패배가 아니라 좋은 의사결정입니다. 길을 막는 건 대개 상황이 아니라 자존심입니다.
- 손실 줄이기(Reduce) — "여기까지 왔으니 버텨야지"가 가장 흔한 함정입니다. 과거에 쓴 비용을 지키려고 미래의 비용을 키우는 셈이니까요. 이미 쓴 비용은 의사결정에서 지우고, 지금 자리에서 줄일 수 있는 손실부터 줄입니다.
- 다음 실험으로(Redirect) — 회수한 데이터로 가설을 고치고, 다음 시도는 더 작게, 되돌릴 수 있게 설계합니다. 전직 전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검증하고, 이직 전에 사내 이동으로 테스트하는 식입니다.
한 가지 균형을 잡아두면, 모든 실패가 좋은 스승이라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회수하지 않은 실패는 그냥 상처로 남습니다. 실패와 배움 사이에 저 한 칸의 기록이 있느냐가 갈림길입니다.
지난 선택 중에 아직 판결로만 남아 있는 게 있다면, 오늘 그 한 칸을 채워보세요.
이 프레임의 전체 — 실패를 데이터로 읽는 법과 되돌릴 다리를 남기는 법 — 는 제 책 「내 커리어엔 내가 없었다」 Part 4에 있습니다.
실패 데이터와 대조할 '변하지 않는 내 기준선'이 필요하다면 9WAY 강점 진단(무료, 10분)이 그 역할을 합니다.
커리어 방향, 전문가와 함께 설계하세요
강점 기반 진로 탐색과 커리어 전략을 CareerTech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글
맞는 말인데 정떨어지는 말투 5가지, 들었을 때 짧게 답하는 말
틀린 말은 아닌데 듣고 나면 정떨어지는 말은, 내용 옆에 "내가 너보다 위야"가 같이 실려 오기 때문에 기분이 상합니다. 속이 좁아서 그런 게 아니에요. 듣는 사람이 그 실려 온 것까지 알아들은 겁니다. 문제는 이런 말이 대개 틀리지 않았다는 데 있어요. 따질 데가 없으니 "맞는 말이니까 참아야지" 하고 넘기게 되죠. 그런데 그런 말을 몇 번 듣고 나면 그...
욱하는 성격이라는 선배가 나한테만 화낼 때, 짧게 받는 말 모음
"내가 원래 욱하는 성격이라 그래." 이 말을 들었다면 그 사람이 팀장이나 더 윗사람 앞에서도 그러는지 한 번 보세요. 윗사람 앞에서 참는 사람이라면 나한테도 참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화는 내가 맞춰 드려야 할 성격이 아닙니다. 그런데 막상 그 말을 들으면 마음이 복잡하죠. '내가 예민한가?', '이 정도도 못 받아 주면 속 좁은 건가?' 싶어서 "괜...
용서했는데 그 사람이 자꾸 떠오른다면, 용서와 헷갈리는 세 가지
용서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아직 떠오른다면, 그 일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겁니다. 속이 좁아서 그런 게 아니에요. 아팠다는 걸 인정하기 전에 "괜찮아요"로 먼저 덮어 두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용서한 척 넘긴 일이 제일 오래 남아요. 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흔합니다. 회의에서 나를 깎아내렸던 전 팀장, 내가 한 일을 자기 성과처럼 보고한 동료. 그때는 "...
보고서 쓸 때마다 글재주가 없다고 느낀다면, 고칠 시간부터 챙기세요
보고서를 쓸 때마다 '나는 글재주가 없나 봐' 싶다면, 다음 보고서는 마감 날과 따로 '다 쓰는 날'을 하루 앞에 달력에 적어 보세요. 글 잘 쓰는 사람은 재주보다 고칠 시간을 먼저 챙겨 둔 사람입니다. 보고서를 냈는데 팀장이 여기저기 줄을 그어 돌려줄 때가 있죠. 고친 문장을 보면 내가 하려던 말이 맞는데, 내 문장은 왜 그렇게 안 읽혔을까 싶습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