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 큰 팀, 팀빌딩 워크샵부터 해도 될까? 첫 개입을 가르는 5문항
팀 갈등이 심하다고 워크샵을 바로 열거나 아예 접을 일은 아닙니다. 괴롭힘·보복 우려는 조사와 보호로, 권한·역할 문제는 책임자의 결정으로, 특정 두 사람의 분쟁은 개별 조정으로 먼저 보내세요. 그러고도 팀 전체가 함께 바꿀 업무 행동이 남아 있을 때, 그때 워크샵이 맞는 도구가 됩니다.
분위기가 나빠질수록 "다 같이 모여서 터놓고 이야기하자"는 제안이 먼저 나옵니다. 마음은 이해가 되는데, 그 자리가 모든 갈등에 듣는 처방은 아닙니다. 말을 꺼낸 사람이 불이익을 걱정하는 팀이라면 모일수록 오히려 입을 닫고, 팀장이 정해야 할 역할 문제를 "우리끼리 합의해보자"로 넘기면 결론 없이 감정만 남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고르기 전에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갈등의 첫 개입이 정말 워크샵인가.
갈등이 있는 팀에 팀빌딩 워크샵을 해도 되나요?
되는 경우와 안 되는 경우가 갈립니다. 기준은 갈등의 크기가 아니라 내용인데, 팀 전체가 함께 바꿀 목표·역할·업무 행동이 남아 있으면 열 수 있고, 조사나 책임자의 결정이나 개별 조정이 먼저인 문제가 핵심이면 그 조치부터 끝내야 합니다.
팀빌딩 자체는 효과가 확인된 개입입니다. Klein 연구팀이 2009년에 기존 연구의 상관치 60건을 모아 분석해 보니, 목표 설정·역할 명료화·문제 해결·대인관계를 다루는 팀빌딩은 팀에 중간 크기의 긍정적 효과를 보였습니다(Klein 외, 2009). 다만 효과는 팀의 정서와 일하는 과정 쪽에서 강했고 성과로 바로 이어지는 힘은 그보다 약했는데, 이 분석이 갈등이 심한 팀만 골라서 본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팀빌딩은 효과가 있다"와 "우리 팀의 이 갈등에 워크샵이 맞다"는 서로 다른 문장인 겁니다.
갈등 연구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de Wit 연구팀이 2012년에 116개 연구, 8,880개 팀을 묶어 분석했더니 사람 사이의 관계 갈등은 팀의 성과와 만족 같은 결과에 일관되게 부정적으로 얽혀 있었고, 일의 내용을 둘러싼 과업 갈등은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랐습니다(de Wit 외, 2012). 상관 기반 분석이라 인과까지 못 박을 수는 없고, 현장에서 두 갈등이 칼같이 나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갈등"을 한 덩어리로 보고 행사 하나로 풀려는 접근이 왜 자꾸 미끄러지는지는 여기서 설명이 됩니다. 성격이 다른 문제를 같은 자리에 올려놓았기 때문입니다.
워크샵 전에 따로 처리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요?
세 가지입니다. 사실 확인과 보호가 필요한 안전 문제, 책임자가 정해야 할 권한 문제, 특정 당사자에게 모여 있는 개별 분쟁은 팀 전체를 모으기 전에 각자의 경로로 먼저 보내야 합니다.
첫째는 괴롭힘·위협·보복 우려처럼 누군가의 안전이 걸린 정황입니다.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르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거나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합니다. 조사 기간에는 피해근로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근무장소 변경이나 유급휴가 같은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며,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서는 안 됩니다(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 제11조 · 제76조의3). 이 글이 괴롭힘 여부를 판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런 정황이 보이는데 분위기 전환용으로 워크샵부터 여는 건 순서가 거꾸로라서, 회사의 공식 절차와 전문가 확인으로 먼저 보내야 합니다.
둘째는 평가권·예산·인력·역할 배분처럼 결정권자가 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기준을 정하지 않은 채 "서로 이해하고 잘 합의해보라"고 하면 권한은 그대로인데 갈등의 책임만 팀원에게 내려갑니다. 이런 문제는 책임자가 먼저 무엇을 누가 결정하는지 밝히고, 그 결정이 난 뒤에도 남는 협업 방식만 팀의 대화로 가져가야 합니다.
셋째는 특정 두세 사람 사이의 분쟁입니다. 당사자 문제를 전체 앞에 올리면 당사자는 공개 압박을 받고 나머지는 어느 편에 설지 눈치를 보게 됩니다. 영국의 공공 고용관계 기관 Acas와 인사 전문가 협회 CIPD는 관계가 틀어졌거나 업무상 의견이 부딪히는 사안에서 조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보통 중재자가 당사자를 따로 만나 상황을 확인한 뒤, 모두가 자발적으로 동의하면 중립적인 공동 조정 회의를 이어갑니다. 반면 사실 판단이 필요한 심각한 괴롭힘 사안은 공식 절차가 먼저입니다(Acas, 2013 · CIPD, 2025 갱신). 영국 제도의 지침이라 한국 실무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지만, 당사자 분쟁을 공동 활동으로 희석하지 말라는 원칙은 참고할 만합니다.
어떤 갈등이라면 워크샵으로 가져갈 수 있나요?
팀 전체가 반복해서 겪는 장면을 함께 복기하고 다음 행동을 합의할 수 있는 문제라면 가져갈 수 있습니다. 누가 잘못했는지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언제 누가 무엇을 다르게 할지 정하는 자리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회의마다 결론이 뒤집힌다면 "소통을 잘하자"는 다짐보다 안건별 결정권자와 반대 의견을 내는 시점을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인수인계 뒤에 재작업이 반복된다면 완료 기준과 확인 책임자를 합의하면 되고, 긴급 요청 때문에 매번 부딪힌다면 무엇을 긴급으로 볼지, 누구에게 먼저 알릴지를 정할 수 있습니다. 전부 감정이 아니라 행동의 문제라서, 합의한 그 주부터 지켜졌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실제 장면을 돌아보고 다음 행동을 정하는 방식은 구조화된 업무 복기 연구와 닿아 있습니다. Tannenbaum과 Cerasoli가 2013년에 디브리프를 다룬 46개 표본, 총 2,136명을 메타분석한 결과, 구조화된 디브리프는 대조조건보다 개인과 팀의 수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Tannenbaum & Cerasoli, 2013). 다만 이 분석은 군·의료·항공 같은 여러 과업 맥락을 포함한 것이지 갈등 팀의 화해율을 잰 게 아니라서, "모이면 관계가 좋아진다"는 보장으로 바꿔 읽으면 안 됩니다. 워크샵의 결과물은 감정의 해소가 아니라 다음 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는 행동이어야 합니다.
워크샵을 미루면 갈등을 방치하는 것 아닌가요?
보류와 방치는 다릅니다. 워크샵을 뒤로 미룰 때마다 그 자리에 첫 조치를 대신 넣어야 하는데, 안전 문제라면 조사와 보호를, 권한 문제라면 책임자의 결정을, 개별 분쟁이라면 면담과 조정을 날짜와 담당자까지 붙여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 조치가 비어 있으면 그때는 정말 방치가 맞습니다.
반대로 갈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워크샵을 계속 미루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McEwan 연구팀이 2017년에 51편의 논문에서 72개 통제 개입 비교, 참여자 8,439명을 묶어 분석했을 때, 팀워크 훈련은 팀워크 행동과 수행을 높이는 데 중간 크기의 효과를 보였습니다(McEwan 외, 2017). 이 분석도 갈등 팀만 본 것이 아니고 갈등의 정도를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만으로 갈등이 큰 팀에 워크샵이 맞다거나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갈등의 크기만 보고 결정하지 말고, 사안의 성격과 진행 조건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말 꺼내기 어려운 팀이라면 조건 쪽을 먼저 손봐야 합니다. Edmondson이 1999년 제조기업의 실무 팀 51개를 현장에서 연구한 결과, 말해도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는 팀에서 문제 제기·도움 요청·실수 인정 같은 행동이 더 잘 나타났습니다(Edmondson, 1999). 이 연구는 심리적 안전과 학습 행동의 관련성을 보여줬지만, 아래 장치의 효과를 직접 시험한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사전 면담, 익명 의견 수집, 중립 진행자, 불이익이 생겼을 때 알릴 창구 같은 장치를 먼저 마련해 발언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공동 대화를 시작할 조건이 생겼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첫 개입을 가르는 5문항은 무엇인가요?
괴롭힘·보복 우려, 책임자 결정 미완료, 특정 당사자 분쟁, 안전하게 말하기 어려운 조건, 팀 공통 행동 의제의 다섯 가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1~4번에서 "예"가 나오면 해당 첫 조치를 먼저 하고, 네 가지가 정리된 뒤 5번이 "예"일 때 워크샵 의제를 확정하세요.
| 순서 | 먼저 묻는 질문 | "예"라면 첫 개입 | 워크샵은 언제 |
|---|---|---|---|
| 1 | 괴롭힘·위협·보복 우려처럼 사실 확인과 보호가 필요한 정황이 있는가? | 공식 신고·조사·보호 절차, 필요하면 전문 자문 | 첫 조치로 쓰지 않고, 절차가 끝난 뒤 별도로 검토 |
| 2 | 평가·예산·인력·역할처럼 책임자가 아직 정하지 않은 것이 핵심인가? | 결정권자가 기준과 책임을 정해서 알림 | 결정 뒤에 남는 공동 업무 행동만 의제로 |
| 3 | 갈등이 특정 두세 사람이나 한 사람의 반복 행동에 모여 있는가? | 당사자별 확인,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한 개별 조정 | 팀 전체가 바꿀 규칙이 남을 때만 |
| 4 | 구성원들이 불이익을 걱정해 말하거나 참여하기 어려운가? | 사전 면담·익명 수집·중립 진행·보호 창구부터 마련 | 최소한의 발언 조건을 만든 뒤에 |
| 5 | 팀 전체가 함께 바꿀 목표·역할·의사결정 규칙·업무 행동을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가? | 워크샵 의제와 후속 확인 시점을 확정 | 지금이 적합 |
1~4번에서 여러 개가 동시에 "예"라면 번호가 빠른 조치부터 시작하세요. 필요한 첫 조치를 끝낸 뒤 다시 확인하고, 1~4번이 모두 "아니요"이면서 5번이 "예"일 때 워크샵으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 한 문장을 채워보세요.
이 갈등의 첫 개입은
조사·보호 / 책임자 결정 / 개별 조정 / 팀 워크샵중_____이고, 워크샵으로 가져갈 공동 업무 행동은_____다.
뒤 빈칸이 안 채워지면 아직 프로그램을 고를 때가 아닙니다. 첫 개입을 끝내고 나서도 팀이 함께 바꿀 행동이 남을 때, 워크샵은 분위기 전환 행사가 아니라 일이 실제로 달라지는 시간이 됩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면, 갈등의 원인을 "사고형과 행동형이라 부딪힌다"처럼 사람의 유형 탓으로 돌리는 순간 대화는 낙인으로 변합니다. 9WAY는 재능을 27가지 강점 DNA로 나눠 각자의 기여 방식을 행동 문장으로 돌려주는 진단이지 갈등의 책임을 가리는 도구가 아니라서, 앞선 조치가 끝난 뒤 서로의 업무 방식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야기할 때 보조 언어로 쓰는 게 맞습니다. 워크샵에서 그런 대화 자료가 필요하다면 9WAY 강점 진단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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