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다고 혼나는 사람이 마지막에 사고를 다 잡아냅니다

느리다고 혼나는 사람이 마지막에 사고를 다 잡아냅니다

왜 이렇게 느리냐고 혼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마지막에 실수를 다 잡아냅니다.

출시 직전에 "잠깐만요, 마지막으로 다 점검할게요" 하는 사람입니다. 회의에서는 답답하다는 눈총을 받는데, 구멍은 늘 그 사람이 막습니다.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자료부터 찾아보는 사람입니다. "일단 해보면 안 돼요?" 소리를 듣는데, 팀이 헛발질할 뻔한 걸 막는 것도 그 사람입니다.

지친 동료를 제일 먼저 알아보고 챙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시간에 일을 하지" 소리를 듣지만, 사람이 안 나가는 팀에는 꼭 이런 분이 있습니다.

셋 다 못하는 게 아닙니다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일을 못한다는 게 아닙니다. 회사가 쳐주는 방식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조직에서 탁월해지는 모습은 보통 아홉 가지쯤 됩니다. 그런데 조직도 리더도 대개 자기 방식밖에 모릅니다. 빠르게 움직이고 눈에 띄게 성과를 내는 방식이 회사에서 가장 자주 칭찬받는 이유가 이겁니다. 그 방식이 제일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나머지 방식들은 어떻게 되느냐. 이름이 없으니까 그 오해가 평가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느리다"는 지적이 만들어지는 과정

한 단계씩 뜯어보면 이렇습니다.

  1. 행동이 보입니다. 출시 전에 한 번 더 확인합니다.
  2. 이름이 없습니다. 그 행동을 부를 말이 팀에 없습니다.
  3. 가까운 이름이 붙습니다. "느리다", "답답하다", "일 진행이 안 된다".
  4. 그 이름이 평가에 적힙니다. 다음 해에도 같은 문장이 반복됩니다.
  5. 본인도 그 이름을 믿게 됩니다. "나는 원래 좀 느린 편이라서요."

문제는 3번입니다. 이름이 없으면 사람들은 아무 이름이나 붙이는 게 아니라, 자기가 아는 이름 중에 가장 가까운 걸 붙입니다. 그래서 대개 부정형이 붙습니다.

이름이 생기면 같은 행동이 변호가 됩니다

방법은 행동을 바꾸는 게 아닙니다. 그 행동에 이름을 붙이는 것입니다.

"제가 느린 게 아니라 마지막 구멍을 막는 사람이에요."

이 한마디가 되면 같은 행동이 다르게 읽힙니다. 앞에서는 진행이 안 되는 것으로 보였고, 지금은 사고를 막는 역할로 보입니다. 행동은 그대로인데 이름이 바뀐 것뿐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없어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이건 회사 탓을 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리더가 아홉 가지를 다 알아보지 못하는 건 악의라기보다 시야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알아봐 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내가 먼저 이름을 말하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자주 듣는 지적별로 쓰는 문장

내 상황에 맞게 쓰실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왼쪽에서 내가 자주 듣는 말을 찾고, 오른쪽 문장을 그 자리에서 쓰시면 됩니다.

자주 듣는 지적 실제로 하고 있는 일 그 자리에서 쓰는 한 문장
"왜 이렇게 느려요?"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막습니다 "지금 마지막 확인만 하고 있어요. 여기서 틀리면 다시 못 돌리는 부분이라서요."
"일단 해보면 안 돼요?" 헛발질을 미리 막습니다 "30분만 자료 보고 시작할게요. 방향이 어긋나면 이틀이 날아가서요."
"그럴 시간에 일을 하지." 사람이 안 나가게 붙잡습니다 "저 팀원 지금 놓치면 인수인계에 두 주 듭니다. 지금 붙잡는 게 빠릅니다."
"왜 자꾸 딴 얘기를 해요?" 판을 다시 봅니다 "이 방식으로 계속 갈지만 한 번 보고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너무 부정적인 거 아니에요?" 나중에 깨질 곳을 봅니다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이 경우가 걸려서 확인하고 싶습니다."
"결정을 왜 못 해요?" 근거를 맞춰봅니다 "두 안 중에 이 숫자만 확인하면 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 안에 드릴게요."
"왜 남한테 자꾸 물어봐요?" 밖에서 자원을 붙입니다 "저쪽 팀이 이미 해본 일이라, 물어보면 반나절이면 끝납니다."
"융통성이 없네요." 약속한 걸 지킵니다 "이번 건은 기한을 드린 게 있어서요. 바꾸려면 상대 쪽에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왜 그렇게 서둘러요?" 일을 굴러가게 합니다 "완성본이 아니라 초안을 먼저 보여드리려는 겁니다. 방향만 보시면 됩니다."

공통 형태가 있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 + "안 하면 무엇이 나빠지는지." 변명이 아니라 역할 설명이라서, 세게 안 나가면서도 자리가 남습니다.

그런데 이름만 붙이면 되나요

여기는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이름 붙이기가 만능은 아닙니다.

첫째, 결과가 안 나오는 걸 이름으로 덮으면 안 됩니다. 마지막 점검이 정말 사고를 막고 있으면 그건 역할이고, 점검만 하다 기한을 계속 넘기면 그건 문제입니다. 구분 기준은 하나입니다. 그 방식이 팀의 결과를 다른 방향에서 지키고 있느냐. 지키고 있으면 이름을 말해도 되고, 아니면 먼저 결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방식에도 세기가 있습니다. 같은 완결형도 국면에 따라 다릅니다. 시장에 먼저 나가야 하는 시기에는 점검을 줄여야 하고, 사고가 크게 나는 시기에는 늘려야 합니다. 이름을 아는 건 그 세기를 조절하기 위해서지, 늘 같은 세기로 가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셋째, 한 번 말한다고 평가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이름은 반복해서 같은 말로 붙일 때 자리를 잡습니다. 매번 다른 표현으로 설명하면 안 남고, 같은 문장을 몇 번 쓰면 팀이 그 말을 따라 쓰기 시작합니다.

팀에 이런 분이 있다면

읽다가 떠오르는 얼굴이 있으실 겁니다. 늘 오해받는데 정작 구멍은 그 사람이 막고 있는 경우입니다.

그럴 때 리더나 동료가 할 수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회의에서 그 사람의 역할을 대신 이름 붙여주는 것입니다.

"○○님이 마지막에 잡아주셔서 지난번 건 안 터졌습니다."

한 문장이면 됩니다. 본인이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남이 말해줄 때 훨씬 빨리 자리를 잡습니다.

정리하면

  • 느리다는 지적을 받는 사람이 마지막에 사고를 막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회사가 쳐주는 방식은 대체로 하나이고, 나머지는 이름이 없어서 오해가 평가로 이어집니다.
  • 이름이 생기면 같은 행동이 변호가 됩니다. "느린 게 아니라 구멍을 막는 사람입니다."
  • 문장은 "지금 하고 있는 일 + 안 하면 뭐가 나빠지는지" 형태로 씁니다.
  • 단, 결과가 안 나오는 걸 이름으로 덮으면 안 되고, 방식에도 세기 조절이 필요합니다.

요즘 들은 지적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진짜 못한 걸까요, 이름이 없어서 오해받은 걸까요. 아홉 가지 중 내 방식의 이름은 9WAY 무료 강점 진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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