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열심히 하는데 다음이 안 보일 때, 바깥 사람에게 물어볼 질문

회사에서 열심히 하는데 다음이 안 보일 때, 바깥 사람에게 물어볼 질문

월급 150만 원을 받던 사람이 11년 뒤에 연봉 1억을 받게 됐습니다.

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에 「11년 전 연봉 1800만 원에서 1억까지 온 후기」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지방 사립대 공대를 나와 2년 동안 대기업만 넣다가 다 떨어졌고, 직원 열 명짜리 부품 회사에 겨우 들어간 분입니다. 주 6일, 하루 열두 시간을 일했습니다. 회사 선배들은 대부분 고졸이라 대졸인 그가 왜 여기 왔는지 이해를 못 했다고 합니다.

방향이 바뀐 건 입사 석 달쯤 됐을 때입니다. 납품을 나갔다가 거래처 담당자가 슬쩍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공대 나왔으면 기사 자격증만 있어도 훨씬 좋은 조건으로 일할 곳 많을 텐데."

그날부터 퇴근하고 독서실에 갔습니다. 두 달 만에 기사 자격증 두 개를 땄고, 여섯 달 만에 회사를 옮겼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제가 붙잡고 싶은 건 그 말을 해준 사람이 회사 밖에 있던 사람이었다는 점입니다. 자격증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2년을 헤맨 건 노력이 모자라서였을까요

이분은 앞의 2년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대기업 공채를 계속 넣었고, 들어간 회사에서는 주 6일 열두 시간을 버텼습니다. 회사 안의 기준으로 보면 성실하고 일 잘하는 신입이었을 겁니다.

문제는 일을 재는 기준이 두 개라는 데 있습니다.

회사 안의 기준 이 분야의 기준
묻는 것 지금 이 자리에서 일을 잘하는가 같은 일을 하는 다른 곳이 나를 얼마로 쳐주는가
보이는 것 근태, 속도, 실수 없음, 선배와의 호흡 자격, 다뤄본 일의 크기, 옮겨 가도 통하는 기술
누가 알려주나 상사·선배가 매일 알려준다 회사 안에서는 거의 안 알려준다

두 기준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같지 않습니다. 이분은 첫 번째 기준에서는 잘하고 있었고, 두 번째 기준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는 아무에게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하는데 제자리였던 겁니다.

납품 현장에서 거래처 담당자가 젊은 직원에게 짧게 말을 건네는 장면 — 이 분야의 기준은 회사 밖 사람이 지나가듯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그 말은 왜 회사 안에서 안 나올까요

회사 안 사람들은 대부분 나와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회사가 나쁘거나 선배가 무심해서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같은 공장, 같은 거래처, 같은 방식으로 일하니까 보이는 것도 비슷합니다. 이 회사에서 일 잘하는 법은 누구보다 잘 알려줄 수 있지만, 밖에서 사람을 뽑을 때 무엇을 보는지는 본인들도 볼 일이 없습니다.

저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교육팀에서 나름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을 때였습니다. 보고 자료도 강의안도 잘 만든다고 스스로 자부했는데, 외부에서 오신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김 대리, 밖에서는 강의안 이렇게 안 만들어."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뒤로 일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통하는 걸 생각하기 시작한 겁니다.

연구로도 비슷한 장면이 확인됩니다. MIT·하버드·스탠퍼드·링크드인 연구진이 링크드인 이용자 2,00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5년간 진행한 실험을 분석해 2022년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Rajkumar 외, "A causal test of the strength of weak ties"). 새 일자리로 옮기는 데 가장 도움이 된 건 공통 지인이 적은, 적당히 먼 사이였습니다. 아주 가까운 사이는 그만큼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가까운 사람은 나와 같은 정보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만 너무 먼 사이는 다시 효과가 줄었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바깥 사람이 정확히 그 자리입니다. 거래처 담당자, 협력사 실무자, 전 직장 동료처럼 일로 한두 번 부딪히는 사람입니다.

바깥 사람에게는 무엇을 물어야 할까요

한 줄이면 됩니다.

"이 업계에서 어떤 역량을 제일 중요하게 보세요?"

이 질문에서 지킬 게 세 가지 있습니다.

  • 나를 평가해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제가 어때 보여요?"라고 물으면 상대는 예의상 좋은 말을 하거나 곤란해합니다. 그분이 평소에 보고 있는 관점을 묻는 질문이어야 편하게 답이 나옵니다.
  • 세 사람에게 묻습니다. 한 사람의 답은 그 사람 자리의 기준입니다. 서로 다른 곳에 있는 세 사람에게서 비슷한 답이 나오면 그게 이 분야의 기준에 가깝습니다.
  • 들은 답은 그날 한 줄로 적어둡니다. 세 번째 사람을 만날 때쯤이면 겹치는 단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말을 꺼내기가 어색하면 앞에 한 문장을 붙이면 됩니다. "요즘 제 일을 좀 넓게 보고 싶어서요,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이직 얘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옮기려고 묻는 것도 아닙니다.

협력사 미팅이 끝난 뒤 복도에서 커피를 들고 짧게 질문하는 두 직장인 — 평가를 부탁하지 않고 상대가 보는 관점을 묻는 대화

만나는 사람별로 이렇게 물어보세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잘 답할 수 있는 질문이 다릅니다. 전부 물을 필요는 없고, 이번 주에 만날 사람에 맞는 한두 개만 고르시면 됩니다.

만나는 사람 이렇게 묻습니다
거래처·고객사 담당자 "저희 같은 업체 담당자 중에 일하기 편했던 사람은 뭐가 달랐어요?"
거래처·고객사 담당자 "이쪽에서 사람 데려올 때 뭘 제일 보세요?"
협력사 실무자 "같은 일을 하는 사람 중에 몸값이 확 오른 분들은 뭘 할 줄 알았어요?"
협력사 실무자 "이 일을 5년 뒤에도 하고 있으려면 지금 뭘 익혀두면 좋을까요?"
전 직장 동료 "거기서는 저 같은 연차한테 뭘 기대해요?"
전 직장 동료 "옮기고 나서 전 회사에서 배운 것 중에 제일 쓸모 있었던 게 뭐예요?"
같은 직무, 다른 회사 사람 "그 회사에서 이 직무 잘한다는 사람은 뭘로 알아봐요?"
채용이나 면접을 해본 사람 "이력서에서 이 직무 경력을 볼 때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뭐예요?"
외부 강사·컨설턴트 "여러 회사를 보시면서 같은 직무인데 차이가 크게 나는 지점이 어디였어요?"
누구에게나 "이 업계에서 어떤 역량을 제일 중요하게 보세요?"

질문마다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어때요"가 없습니다. 모두 그 사람이 직접 겪었거나 매일 보는 장면을 묻습니다. 그래야 그 사람이 실제로 쓰는 기준이 나옵니다. 덕담은 평가를 부탁할 때 나옵니다.

들은 말을 다 따라야 할까요

아닙니다. 바깥 사람의 말도 가려 들어야 합니다.

자격증이 늘 답은 아닙니다. 이 사연에서 기사 자격증이 통한 건, 그 분야에서 자격증이 실제 채용 조건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케팅이나 기획처럼 해본 일의 결과로 사람을 보는 분야에서 같은 조언을 따르면 시간만 씁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답으로 움직이지 말고 세 사람의 답이 겹칠 때 움직이는 겁니다.

들은 답을 거를 때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그 사람이 사람을 뽑거나 같이 일해본 적이 있는가.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의 기준이 더 정확합니다.
  • 답이 구체적인 행동이나 결과로 나왔는가. "열심히 하면 돼요", "태도가 중요하죠" 같은 답은 인사말에 가깝습니다. 한 번 더 물어보세요. "태도가 좋다는 건 어떤 장면에서 보여요?"
  • 지금 회사에서 먼저 써볼 수 있는가. 들은 기준을 바로 이직으로 옮기지 말고 지금 하는 일에 한 번 적용해 봅니다. 앞의 강의안 이야기처럼 방식이 먼저 바뀌면, 회사 안에서도 밖에서도 통하는 결과가 쌓입니다.

바깥 사람을 만날 일이 거의 없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전 직장 동기나 같은 학과를 나와 다른 회사에 간 친구부터 시작하셔도 됩니다. 목적은 나와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의 눈을 한 번 빌리는 것입니다. 새로 인맥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정리하면

  • 회사 안에서 잘하는 것과 이 분야에서 쳐주는 것은 기준이 다릅니다. 두 번째 기준은 회사 안에서 잘 안 보입니다.
  • 회사 안 사람들은 나와 같은 자리에 서 있어서 보이는 것도 비슷합니다. 다음 자리에 필요한 말은 회사 밖에서 올 때가 많습니다.
  • 바깥 사람에게는 평가를 부탁하지 말고 관점을 물어보세요. "이 업계에서 어떤 역량을 제일 중요하게 보세요?"
  • 세 사람에게 물어서 겹치는 답이 그 분야의 기준에 가깝습니다. 들은 답은 그날 적어두세요.
  • 한 사람의 조언으로 움직이지 말고, 지금 하는 일에 먼저 적용해 보세요.

그 거래처 담당자는 아마 그 말을 하고 그날 그냥 갔을 겁니다. 자기가 남의 11년을 바꾼 줄도 모르고요. 이번 주에 일로 만나는 바깥 사람이 있다면, 한 줄만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들은 기준 옆에 내가 이미 잘하는 것을 나란히 놓아보고 싶다면 9WAY 무료 강점 진단에서 시작해 보셔도 좋습니다.

참고 자료: Rajkumar, K., Saint-Jacques, G., Bojinov, I., Brynjolfsson, E., & Aral, S. (2022). A causal test of the strength of weak ties. Science, 377(6612), 1304–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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