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인정받아도 허무할 때: 내가 정한 일을 찾는 세 가지 질문

회사에서 인정받아도 허무할 때: 내가 정한 일을 찾는 세 가지 질문

회사에서 인정받는데도 허무하다면, 올해 한 일 가운데 내가 하자고 정해서 끝까지 해 본 일을 따로 골라 보세요. "일 잘한다"는 평가는 그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 생긴 거라, 회사를 나올 때 같이 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정하고 끝까지 해서 결과를 직접 겪은 일은 다른 회사에서도, 회사 밖에서도 설명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회사에서 한 일이 다 헛것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도 남는 게 사람마다 달라요. 그 일을 누가 정했느냐에서 갈립니다. 아래에 내가 정한 일을 찾는 질문 세 가지와, 하나도 안 떠오를 때 올해 안에 해 볼 일을 정리했습니다.

회사에서 인정받는데 왜 허무할까요?

인정은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상사의 신뢰, 좋은 평가, "그 일은 저 사람한테 맡기면 된다"는 말은 그 회사, 그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해요. 회사를 옮기면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할 때가 많습니다.

스레드에 "커리어에 대한 환상이 너무 큰 것 같음"이라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좋은 회사 가고, 연봉 올리고, 승진하고, "쟤 일 잘한다"는 말 듣는 것.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타인에게 인정받는 걸 커리어의 성공이라고 배워 왔는데, 막상 몇 년 일해 보면 그 인정이 생각보다 허무하다는 글이었어요. 글쓴이는 그 이유로 "회사에서 인정받아도 회사를 나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고"라고 적었습니다. 원글 보기

이 글에서 공감을 가장 많이 받은 답글은 직장생활 15년 차인 분이 남긴 것이었습니다. 마흔이 다 돼서야 회사에서 한 일들이 내 커리어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요. 책임감 있게 일하는 게 월급 받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했는데 회사는 그걸 알아주지 않았고, 책임감이 있을수록 모든 업무가 자기한테 쏟아져 왔다고 했습니다.

15년을 그렇게 일하고 마흔 앞에서 나온 말이라 읽는 내내 씁쓸했습니다. 다만 이 답글만 보고 그분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직접 정해서 해 본 일이 있었는지까지 알 수는 없어요. 답글에 적힌 건 책임감 있게 일할수록 일이 쏟아졌다는 데까지입니다. 그렇게 쏟아진 일은 대개 남이 정해서 넘긴 일이고요.

회사를 나올 때 무엇을 두고 나오고, 무엇을 들고 나오나요?

남이 해 준 인정은 두고 나오고, 내가 정해서 끝까지 해 본 경험은 들고 나옵니다. 같은 회사에서 쌓은 것이어도 둘은 성격이 달라요.

두고 나오기 쉬운 것 들고 나올 수 있는 것
"일 잘한다"는 평가, 상사의 신뢰 하자고 정한 사람이 나였던 일
직함, 그 회사에서 불리던 역할 이름 끝까지 해 본 일과 그 과정에서 내린 판단
회사 사람들이 아는 내 평판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를 직접 겪고 알게 된 것

기업 커리어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결정이나 판단을 해 본 경험, 그 일을 끝까지 실행하고 성공도 실패도 겪어 본 경험이 쌓인 건 다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고요. 그래서 밖에서 나를 어떻게 봐 주느냐는 지금 있는 조직에서 이런 경험을 얼마나 밀도 있게 했느냐로 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 밀도는 오래 있었다고 저절로 쌓이지 않아요. 연차가 길어도 직접 정해 본 일이 적으면 들고 나올 이야기가 적고, 연차가 짧아도 몇 번을 직접 정해서 끝까지 해 봤다면 설명할 이야기가 생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이랜드에서 수십억 원 규모 프로젝트의 PM을 맡으면서 강점을 배웠고, 조직 안에서 직접 실험해 보고 실패도 했습니다. 회사를 나와 처음 창업했을 때는 크게 실패했지만, 다시 창업한 태니지먼트는 매각까지 갔어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를 꼽으면 기회, 깊이 아는 분야, 그리고 직접 시도해 본 경험이었습니다. 이랜드에서 해 본 실험과 실패가 새 강점 모델을 연구하는 재료가 됐고요.

내가 정한 일은 어떻게 찾나요? 질문 세 가지

올해 한 일을 떠올리되, "잘했다"는 말을 들은 일은 잠시 빼 두세요. 칭찬받은 일부터 적으면 남이 정한 기준으로 고르게 됩니다. 후보를 두세 개 적은 다음, 하나씩 아래 세 질문에 답해 보면 됩니다.

  1. 하자고 정한 사람이 나였나요? 일 전체를 내가 시작하지 않았어도 괜찮습니다. 시킨 일 안에서 무엇을 바꿀지, 어떤 순서로 할지, 어디까지 할지를 내가 정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내가 정한 일이에요.
  2. 끝까지 해 봤나요?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흐지부지되지 않고, "여기서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 지점까지 갔는지 봅니다. 크기는 상관없어요. 작은 일이라도 끝을 본 일은 남습니다.
  3. 결과를 직접 겪었나요? 성공했든 실패했든 결과를 내 눈으로 보고, 다음에 무엇을 다르게 할지 말할 수 있는지 봅니다. 실패로 끝난 일도 이 질문에는 '예'가 될 수 있어요.

셋 다 '예'라면 작은 일이어도 들고 나갈 수 있는 경험입니다. 그 일을 한 줄로 적어 두세요. 누가 물었을 때 "열심히 했습니다" 대신 "이걸 이렇게 바꿔 보자고 정했고, 석 달 동안 해 보니 이런 걸 알게 됐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요.

내가 정한 일 후보를 적고 세 질문에 예·아니오로 답한 뒤 한 줄로 남기는 기록 양식

후보를 적고 세 질문에 답해 보는 양식. 셋 다 '예'인 일만 아래 칸에 한 줄로 옮겨 적습니다.

같은 일도 어떻게 적느냐에 따라 시킨 일로 읽히기도 하고, 내가 정한 일로 읽히기도 합니다. 아래 표는 적는 방법을 보여 드리려고 직무별로 만든 예시 문장이에요. 실제 사례는 아닙니다. 내 일과 가까운 줄을 골라 내 경험으로 바꿔 써 보세요.

직무 시킨 일로 적으면 내가 정한 일로 적으면
기획·운영 팀장님이 시켜서 주간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가 매번 늦는 이유를 찾아 양식을 바꿔 보자고 제안했고, 한 분기 동안 직접 돌려 봤다
영업 분기 목표를 채웠다 주문이 끊긴 거래처를 따로 묶어 석 달 동안 먼저 연락했고, 다시 주문한 곳과 안 한 곳의 이유를 정리했다
마케팅 지시받은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었다 신청이 멈추는 단계를 찾아 입력 칸을 줄이자고 했고, 한 달 동안 바꾸기 전과 후를 비교했다
개발 배정된 기능을 개발했다 배포 때마다 같은 오류가 나서 점검 목록을 만들었고, 석 달 동안 쓰면서 항목을 고쳤다
디자인 요청받은 시안을 만들었다 시안이 여러 번 되돌아오는 이유를 찾아 요청서 양식을 바꿨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써 봤다
인사·교육 신입 교육 일정을 운영했다 첫 주에 같은 질문이 반복되는 걸 보고 질문 모음을 만들어 두 기수에 나눠 줬다
재무·회계 월 마감을 했다 마감이 늘 늦어지는 원인을 찾아 증빙 받는 날을 앞당기자고 했고, 한 분기 동안 바꿔 봤다
고객 응대 들어온 문의에 답했다 같은 문의가 몰리는 항목을 뽑아 안내문을 고쳤고, 다음 달 문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봤다

오른쪽 칸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내가 봤고, 바꿔 보자고 내가 정했고, 정한 기간 동안 끝까지 해 봤고, 결과를 확인했어요. 세 질문이 그대로 들어 있죠. 결과가 좋았는지는 적지 않아도 됩니다. 해 보고 무엇을 알게 됐는지가 경험으로 남아요.

떠오르는 게 전부 시킨 일뿐이라면

일정표를 넘겨 봐도 전부 시킨 일뿐일 수 있습니다. 저도 대표로 오래 일했지만, 돌아보면 누군가의 요구로 한 일이 더 많았어요.

그럴 때는 올해가 가기 전에 딱 하나만 정해서 끝까지 해 보세요. 회사 안이든 밖이든 괜찮고, 크기는 작아도 됩니다. 시작하기 전에 세 가지만 적어 두면 끝까지 가기가 한결 쉬워요.

  • 바꿀 것 하나: 매번 늦는 일, 같은 질문이 반복되는 일처럼 이미 불편한 것에서 고릅니다.
  • 끝나는 지점: "12월 말까지 네 번 해 본다"처럼 어디서 끝낼지 정합니다.
  • 결과를 볼 방법: 바꾸기 전과 후에 무엇을 비교할지 정해 두면, 결과를 직접 겪었는지 나중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킨 일 안에서 내가 정할 부분을 찾는 것도 방법입니다. 조직심리학자 에이미 브제스니에프스키(Amy Wrzesniewski)와 제인 더턴(Jane Dutton)은 2001년 Academy of Management Review에 실은 논문에서, 일하는 사람이 맡은 일의 범위, 함께 일하는 사람과 맺는 관계, 자기 일을 보는 눈을 스스로 바꿔 가는 것을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이라고 불렀어요. 회사가 정해 준 일 안에서도 내가 정해서 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정한 일을 설명할 말이 막힐 때, 9WAY는 이렇게 돕습니다

내가 정한 일을 찾아도, 막상 남에게 말하려면 "책임감 있게 했습니다", "열심히 했습니다"에서 멈추기 쉽습니다. 앞의 15년 차 답글에도 "책임감"이라는 말이 나왔죠. 그 말로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정하고 끝까지 가는 사람인지가 보이지 않아요.

9WAY는 재능을 27가지 강점 DNA로 나눠 보고, 그 결과를 행동 문장으로 돌려줍니다. "당신은 무슨 유형입니다"로 끝내지 않고, "팀이 고민만 하며 시간을 보낼 때 '이제 결정하고 진행하자'고 제안합니다"처럼 언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문장으로 적어 줘요.

9WAY 강점 리포트의 '나만의 차별성' — 팀이 고민만 할 때 결정하고 진행하자고 제안한다는 행동 문장이 적혀 있다

필자의 9WAY 강점 리포트 가운데 「나만의 차별성」 부분입니다.

쓰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직장인 강점 진단을 하고(무료, 10분 안팎), 결과에 나온 행동 문장 가운데 앞에서 찾은 '내가 정한 일'과 맞는 것을 고릅니다. 맞는 문장 옆에 실제로 한 일을 붙이면 "저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정하는 사람이고, 그렇게 해서 이 일을 끝까지 했습니다"라는 설명이 생겨요. 내 경험과 맞지 않는 문장은 버리면 됩니다. 결과에 나온 이름을 그대로 자기소개에 붙일 필요도 없고요.

무료 진단으로 기본 결과를 먼저 보고, 더 자세히 보고 싶을 때만 리포트를 고르면 됩니다. 상위 5개 DNA를 자세히 풀어 주고 AI 분석이 붙는 BASIC은 19,800원입니다. 27개 DNA 전체 해석에 AI 코칭(90일, 답변 100회)과 하루 한 질문씩 오는 30일 강점 챌린지가 들어간 PRO는 59,400원이에요.

이런 분께 맞습니다

  • 내가 정해서 끝까지 해 본 일은 있는데, 그걸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할지 모르는 분
  • 다음 일을 고르기 전에,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끝까지 가는지 먼저 보고 싶은 분

이럴 때는 다른 방법이 빠릅니다

  • 당장 이력서 문장을 고쳐야 한다면, 위 표에서 내 직무 줄을 골라 바로 바꿔 써 보는 편이 빠릅니다.
  • 진단 결과가 내 경력을 대신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그건 내가 정해서 끝까지 한 일이 보여 줍니다. 진단은 그 일을 설명할 말을 찾을 때 씁니다.

들고 나갈 경험은 찾았는데 설명할 말이 막힌다면, 내가 일하는 방식을 행동 문장으로 먼저 받아 보세요. 직장인 강점 진단은 무료이고 10분 안팎이면 끝납니다. 무료 직장인 강점 진단 해 보기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내려놔야 하나요?

내려놓지 않아도 됩니다.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곳에서 인정받고 싶은 건 당연해요. 같은 원글에는 "하루 최소 8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너무 인정 못 받는 삶도 힘들것 같긴해"라는 답글도 달렸습니다. 인정은 일할 힘이 됩니다.

살펴볼 건 그 인정이 어디서 오느냐입니다. 내가 정해서 끝까지 한 일에 인정이 따라왔다면 반갑게 받으면 됩니다. 반대로 인정을 받으려고 하기 싫은 일까지 계속 떠안고 있다면, 그 일들은 내 경험으로 남기보다 내 시간만 잡아먹기 쉬워요.

원글은 하고 싶은 걸 하나씩 해 보면서 인생의 선택지를 늘려 가자는 말로 끝납니다. 저는 여기에 하나를 더하고 싶어요. 회사 일을 내려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하는 회사 일 안에서도 내가 정하고 끝까지 해 본 일은 회사를 나올 때 같이 나옵니다. 회사 안에서 정할 수 있는 게 없다면 밖에서 하나를 정해도 되고요.

다만 회사와 직무에 따라 내가 정할 수 있는 범위는 다릅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됐다면 일의 방향까지 정하기는 어렵죠. 그럴 땐 일하는 순서나 점검하는 방법처럼 작은 부분부터 정해 보세요. 그리고 앞에서 말한 '경험의 밀도'는 제가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갖게 된 생각입니다. 연구로 검증한 법칙처럼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어요.

오늘 해 볼 일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 올해 한 일이 떠오른다면: 칭찬받은 일을 빼고 후보 두세 개를 적은 뒤, 세 질문에 답해 보세요. 셋 다 '예'인 일을 한 줄로 남기면 됩니다.
  • 전부 시킨 일뿐이라면: 바꿀 것 하나, 끝나는 지점, 결과를 볼 방법을 적고 올해 안에 끝까지 해 보세요.
  • 경험은 있는데 설명할 말이 막힌다면: 9WAY 진단으로 행동 문장을 받아 내 경험과 나란히 놓아 보세요.

9WAY 무료 강점 진단으로 내 행동 문장 받아 보기 — 회사에서 쌓은 일을 회사 밖에서도 설명할 말이 필요할 때 써 보세요. 인정은 두고 나와도, 내가 정해서 끝까지 해 본 일은 같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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