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드릴 말씀이 있어요" 할 때: 첫마디 세 가지와 속으로 묻는 질문 세 개

후배가 "드릴 말씀이 있어요" 할 때: 첫마디 세 가지와 속으로 묻는 질문 세 개

후배가 "드릴 말씀이 있어요" 하며 문제를 꺼내면 기분부터 상할 수 있어요. 그건 막을 수 없습니다. 바꿀 수 있는 건 그다음에 꺼내는 첫마디예요. 입을 떼기 전에 속으로 질문 세 개를 묻고, "말해 줘서 고마워"로 시작해 보세요.

짜증이 먼저 올라오는 나를 보면 '내가 그릇이 작은 선배인가' 싶어지죠. 『리더의 말그릇』을 쓴 김윤나 말마음연구소 소장도 같은 순간에 듣기 너무 싫었다고 했어요. 이 글에는 그가 세바시 강연에서 소개한 질문 세 개와 실제로 꺼낸 첫마디를 정리하고, 직장에서 자주 듣는 불편한 말에 맞춰 바로 쓸 수 있는 예시를 붙였습니다.

왜 "드릴 말씀이 있어요"는 이렇게 불편할까요?

그 말 뒤에 무엇이 올지 대개 짐작이 가기 때문이에요. 김윤나 소장은 강의를 다니며 직장인들에게 후배한테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뭐냐고 묻는다고 해요. 요즘은 "이거 제 일 아닌데요?", "이거 제가 왜 해야 하죠?"도 많이 나오는데,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1위가 있대요. "선배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그 말 다음에 수고하신다며 커피 쿠폰이 나오는 일은 없죠. 보통은 문제, 풀리지 않은 고민,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사직서가 나옵니다. 그래서 그 말만 들어도 도망가고 싶고, 아예 카톡으로 보내라고 한다는 사람도 있대요. 김윤나 소장은 좋을 때는 누구나 좋게 말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음이 불편해졌을 때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면 내 말그릇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고, 바로 그 순간이 말그릇을 키울 수 있는 때라는 거예요. 강연 원문 보기

그가 직접 겪은 일이 있어요. 상담센터를 운영할 때 전화와 예약을 맡을 데스크 직원으로 20대 중반의 신입을 뽑았대요. 3주쯤 지나 한창 긴장하고 힘들 때라 응원하고 싶어서, 좋아한다는 중국 요리를 먹으러 같이 갔습니다. "적응하느라 힘들죠? 힘든 거 없어요?" 하고 물으면서 속으로는 "아니에요, 힘든 거 없어요" 같은 대답을 기대했대요.

직원은 "안 그래도 드릴 말씀이 있다"며 가방에서 다이어리를 꺼냈어요. 한 페이지가 이미 접혀 있었고, 맞은편에서도 제목이 보였습니다. '우리 센터의 문제점'. 3주 동안 일해 보니 여기 문제가 많다며 읽어 내려갔대요. 센터장이 부재하다, 프로세스가 부족하고, 체계가 엉망이다. 그 센터장은 바로 맞은편에 앉아 있던 김윤나 소장이었죠. 그때 든 생각이 "내 돈 쓰면서 욕먹으려고 내가 여기 왜 왔나"였다고 해요.

기분이 상하는 건 막을 수 없다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달라지는 건 첫마디예요. 듣기 싫은 말을 들으면 누구나 기분이 상합니다. 그 반응은 마음먹는다고 막아지지 않아요. 같은 말을 듣고도 대화가 갈리는 건 그다음 입에서 나오는 첫 문장입니다.

김윤나 소장의 머릿속에도 판단이 줄을 섰대요. "분위기 파악 진짜 못하네", "깐쇼새우 먹으면서 할 말은 아니지 않아?", "사람이 너무 부정적인 거 아니야? 저래서 일하겠어?" 그는 이런 평가가 말릴 틈도 없이 줄을 서고, 그걸 막기는 어렵다고 했어요.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말그릇을 가르치는 사람도 그 순간엔 그랬다는 거예요.

그 순간 나올 수 있던 첫마디는 둘이었습니다. 불끈해서 반응했다면 아마 "그 프로세스 네가 만드는 거야", "그거 하라고 뽑은 거야"라고 했을 것 같다고 그는 말해요. 실제로 꺼낸 말은 이랬어요. "말해 줘서 고마워. 내가 그 얘기 들으니까 좀 놀라기도 했는데, 근데 조금 걱정돼. 나는 네가 잘 적응해서 오래 일했으면 좋겠거든."

이야기를 이어 가자 직원이 이렇게 답했대요. "저 오래 다니고 싶어요. 저 여기 사람들 너무 좋고요. … 센터장님은 제가 말할 때 이렇게 들어주실 줄 알았어요." 문제점을 깨알같이 적어 온 직원은 떠나려던 게 아니었던 거죠.

이 장면 하나로 모든 후배가 같은 마음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강연도 그 직원이 그 뒤 얼마나 다녔는지, 센터의 문제가 어떻게 고쳐졌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같은 다이어리를 앞에 두고 첫마디에 따라 대화가 전혀 다른 쪽으로 갈 수 있다는 건 보여 줘요. 한쪽에서는 후배가 입을 닫고, 다른 쪽에서는 속마음을 꺼냅니다.

입을 떼기 전에 속으로 무엇을 물어야 할까요?

김윤나 소장이 말하기 전에 묻는다는 질문은 세 개예요. 짧은 순간이라도 이 셋을 거치면 첫마디가 달라집니다.

  1.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지? 대화의 첫 반응을 정하는 건 감정이래요. 짜증으로 첫발을 디디면 대화는 내내 얼마나 짜증 나는지를 두고 이어지고, 서운함으로 디디면 서운한 이야기만 하게 되죠. 그런데 이 순간에는 진짜 중요한 감정보다 습관처럼 올라오는 감정이 먼저 보인대요. 짜증, 분노, 무시당한 기분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반응하기 전에 감정을 두리번거려 보라고 합니다. 김윤나 소장이 그렇게 살펴보니 짜증도 있고 놀람과 서운함, 속상함도 있었는데, 가장 큰 건 이 직원이 그만둘까 봐 드는 걱정과 불안이었대요.
  2. 나는 무엇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지? 판단이 줄을 서는 건 막기 어려워요. 대신 이렇게 물으면 내가 믿고 있는 게 전체 사실 가운데 일부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대요. 그러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한 번 더 물어보게 되죠. 그날 떠오른 "부정적인 사람"이라는 판단에는 이 직원이 오래 다니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들어 있지 않았어요.
  3.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지? 감정이 첫발이라면 내가 원하는 것은 가려는 곳이래요. 말하기 전에 원하는 걸 정리해 두면 말이 짧아지고,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 괜히 상처 주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날 김윤나 소장이 원한 건 이 직원이 잘 적응해서 오래 일하는 것이었어요.

릴스에는 첫째와 셋째 질문만 담았어요. 정말 시간이 없을 때는 이 둘만 물어도 첫마디가 달라집니다. 조금 여유가 있다면 둘째 질문까지 거쳐 보세요. 첫마디 다음에 후배에게 무엇을 더 물어볼지가 여기서 나와요.

후배가 불편한 말을 꺼냈을 때 속으로 묻는 질문 세 개를 적고 첫마디를 고르는 한 장짜리 양식

질문 세 개를 적고 첫마디를 고르는 양식입니다. 휴대폰 메모장에 옮겨 써도 됩니다.

그 순간 꺼낼 첫마디는 어떻게 고르나요?

세 질문에서 찾은 답에 따라 고르면 됩니다. 김윤나 소장이 강연에서 실제로 한 말을 세 가지 경우로 나눠 봤어요.

① 마음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을 때: "말해 줘서 고마워." 짜증밖에 안 보이면 여기까지만 해도 괜찮아요. 고맙다는 말은 후배가 말을 꺼낸 일에 하는 인사입니다.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에 다 동의한다는 뜻은 들어 있지 않아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면 "내가 좀 생각해 보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처럼 다시 이야기할 때를 정해 두세요. 이 한 줄은 이 글에서 덧붙인 예시입니다.

② 걱정이 보일 때: 고마움, 내 마음, 바라는 것을 한 줄씩. 김윤나 소장이 실제로 꺼낸 말을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 고마움: "말해 줘서 고마워."
  • 내 마음: "내가 그 얘기 들으니까 좀 놀라기도 했는데, 근데 조금 걱정돼."
  • 바라는 것: "나는 네가 잘 적응해서 오래 일했으면 좋겠거든."

그는 내 감정과 생각, 내가 원하는 것을 안에서 먼저 알아차린 다음에 말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여기까지만 한다고 했습니다. 다이어리의 문제점 하나하나에 대답하지 않은 거죠.

③ 후배의 마음이 궁금할 때: 후배에게 진짜 중요한 걸 묻기. "너도 그 말 할 때 좀 걱정되고 기대도 됐을 것 같아. 너한테 진짜 중요한 게 뭔지 내가 더 알고 싶어. 내가 잘 도와주고 싶거든." 김윤나 소장은 내 마음을 먼저 알아차리고 나면 상대 마음도 보인다며 이 말을 이어서 했대요. "저 오래 다니고 싶어요"라는 대답은 이 말 다음에 나왔습니다.

평소 존댓말을 쓰는 사이라면 "말씀해 주셔서 고마워요", "조금 걱정돼요"처럼 바꿔 쓰면 됩니다. 말투는 사이에 맞추고 순서만 지키세요. 고마움을 먼저 말하고, 판단은 나중에 합니다.

아래 표는 김윤나 소장이 강연에서 짚은 불편한 말들을 상황별로 나눈 것이에요. 오른쪽 첫마디는 강연의 순서(고마움, 내 마음, 바라는 것 또는 더 묻기)를 따라 이 글에서 만든 예시입니다. 내 말투에 맞게 고쳐 쓰세요.

후배가 꺼낸 말 불끈하면 나오기 쉬운 말 대신 꺼낼 첫마디
"드릴 말씀이 있어요" 하며 문제점을 정리해 왔을 때 "그거 하라고 뽑은 거야." "정리해 와 줘서 고마워. 하나씩 같이 보자. 이 중에 제일 급한 게 뭐야?"
"이거 제 일 아닌데요?" "그럼 누구 일인데?" "말해 줘서 고마워. 네 일이 어디까지라고 알고 있었는지 먼저 듣고 싶어."
"이거 제가 왜 해야 하죠?" "시키면 하는 거지." "물어봐 줘서 고마워. 이 일이 어디에 쓰이는지 내가 아는 만큼 말해 줄게. 듣고 걸리는 게 있으면 말해 줘."
풀리지 않는 고민을 꺼낼 때 "그 정도는 다 겪어." "꺼내 줘서 고마워. 지금 제일 막히는 게 뭔지부터 들어 볼게."
그만둘까 고민한다고 할 때 "갑자기 왜?" "말해 줘서 고마워. 솔직히 좀 놀랐어. 나는 네가 여기서 잘 지냈으면 좋겠어. 무엇 때문인지 듣고 싶어."
내 일하는 방식이 문제라고 할 때 "너는 뭘 했는데?" "나한테 직접 말해 줘서 고마워. 듣기 편한 얘기는 아니네. 어떤 일 때 그렇게 느꼈는지 알려 줄래?"

표의 첫마디는 대화를 여는 말일 뿐이에요. 문제를 어떻게 고칠지, 업무 범위를 어떻게 나눌지는 그다음 대화에서 정합니다. 첫마디에서 그것까지 다 풀려고 하면 말이 길어지고, 결국 판단이 먼저 나가요.

그 말을 대화 전에 먼저 듣는 법, 9WAY 1:1 대화는 이렇게 준비합니다

세 질문을 거치려면 잠깐이라도 틈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응원하려고 데려간 중국집에서 문제점 목록을 처음 받아 들면 그 틈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9WAY는 불편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대화를 미리 잡고, 후배가 할 말을 팀장이 먼저 읽고 들어가게 합니다.

9WAY 성과 관리의 1:1 대화가 이 순서로 움직여요.

  • 팀장이 대화 주제 하나와 시간을 고릅니다. 주제는 강점, 팀 역할, 목표 수립, 몰입, 개선, 성장, 리뷰 가운데 하나예요.
  • 대화를 잡으면 팀원에게 질문이 메일로 먼저 갑니다. 전날 저녁까지 답을 적지 않았으면 한 번 더 알려요.
  • 팀장이 그 팀원을 열면 강점·역할, 책임 KR, 맡은 TASK가 한 화면에 나옵니다. 9WAY는 재능을 27가지 강점 DNA로 세밀하게 나눠 보고, 그 결과를 "넘기기 전에 한 번 더 물어 빠진 항목을 잡아 둡니다" 같은 행동 문장으로 돌려줘요.
  • 대화에서 합의한 것은 TASK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하면 후배가 하려는 말을 팀장이 대화 전에 먼저 읽게 돼요. 팀원이 적은 답을 읽으며 속으로 세 질문을 묻고, 첫마디를 골라 들어갈 수 있습니다. 평소 빠진 걸 먼저 챙기는 사람이라는 행동 문장을 미리 봤다면, 같은 지적을 듣고도 '이 사람은 원래 빠진 걸 먼저 보지' 하고 받아들일 수 있고요.

팀장이 대화 주제와 시간을 고르면 팀원에게 질문이 먼저 메일로 가는 9WAY 1:1 대화 준비 화면

9WAY 성과 관리 공식 소개 페이지의 1:1 대화 준비 화면(2026-10-20 조회). 화면 속 이름은 예시입니다.

팀원이 여럿이고 1:1을 정기적으로 하려는 팀장이나 파트장에게 맞습니다. 팀원의 강점과 목표를 같이 보면서 대화를 준비하고 싶은 조직도 그렇고요. 이번 주에 어려운 대화 한 번만 넘기면 되는 분이라면 도구까지는 필요 없어요. 위의 질문 세 개와 첫마디 표로 충분합니다. 관계가 이미 많이 상해서 둘 사이를 조정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인사 담당자와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워크스페이스 설정에서 성과 관리와 팀원 관리를 켜면 바로 쓸 수 있어요. 어떤 화면에서 무엇을 하는지는 공식 소개 페이지에서 먼저 볼 수 있습니다. 팀장 한 사람으로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인지부터 보고 싶다면 9WAY 진단에서 시작해도 됩니다.

팀원과 1:1을 자주 하는데 불편한 이야기는 늘 갑자기 나온다면, 질문이 먼저 가는 대화 준비 화면을 살펴보세요. 9WAY 1:1 대화 준비 화면 보기

고맙다고만 하면 문제를 그냥 덮게 되지 않을까요?

덮지 않아요. 고맙다는 말은 후배가 말을 꺼낸 일에 하는 인사입니다. 다이어리에 적힌 문제를 다 인정한다는 약속은 들어 있지 않아요.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는 첫마디 다음에 정하면 됩니다.

여기서 둘째 질문이 다시 쓰여요. 내가 믿는 것이 전체 사실의 일부라면, 후배가 3주 동안 본 것도 일부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첫마디 다음에는 결론을 서두르지 말고 더 물어보세요. 어떤 일을 겪고 이렇게 적었는지, 그중 무엇부터 바뀌면 좋겠는지요. 들어 보면 바로 고칠 것과 시간이 걸릴 것이 나뉩니다.

말투가 문제였다면 그건 따로 다뤄요. 여러 사람 앞에서 지적했거나 말이 거칠었다면 내용과 말하는 방식을 나눠서 이야기하면 됩니다. "말해 줘서 고마워. 다음엔 이런 이야기는 둘이 있을 때 해 주면 좋겠어"처럼요. 억지로 따뜻한 말을 지어낼 필요도 없어요.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는데 좋은 말만 늘어놓으면 오히려 어색하게 들립니다. 그럴 때는 고마워까지만 하고 다시 이야기할 때를 정하세요.

내일 바로 어려운 대화가 있다면, 질문 세 개를 메모장 맨 위에 적어 두고 첫마디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골라 두세요. 이미 불끈해서 말해 버렸다면 다음 날 짧게 다시 열 수 있습니다. "어제 말해 줘서 고마웠어. 내가 바로 반응해 버렸네. 다시 한번 듣고 싶어." 팀원들과 이런 대화를 정기적으로 하고 싶다면, 후배가 할 말을 대화 전에 미리 읽을 수 있게 1:1을 잡아 두는 방법도 있어요.

9WAY 성과 관리에서 1:1 대화 준비하기 — 팀원에게 질문이 먼저 가고, 그 사람의 강점·역할과 맡은 일을 보며 첫마디를 고를 수 있어요. 후배 말에 철렁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첫마디는 내가 고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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