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올려 옮겼는데 더 싫어졌다면 — 면접에서 물을 한 줄
이직하고 만족했다는 사람이 100명 중 55명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4년 4월에 20~40대 정규직 1,500명에게 물은 「근로자 이직 트렌드 조사」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이직 경험자 중 만족했다는 응답이 54.8%, 불만족이 45.2%였습니다.
여기서 이상한 게 하나 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이직할 때 연봉이 올랐다고 답한 사람은 68.5%였습니다. 조건은 대부분 좋아졌는데 만족은 절반을 겨우 넘습니다.
조건이 좋아졌는데 왜 만족은 안 따라올까요
먼저 정직하게 짚고 가겠습니다. 불만족 이유 1위는 "급여 등 처우가 더 안 좋아져서"로 40.9%였습니다. 즉 불만족의 상당 부분은 조건 자체가 나빠진 경우입니다. 이건 계약의 문제이고, 옮기기 전에 숫자로 확인했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자리가 남습니다. 연봉이 오른 사람이 열에 일곱인데 만족한 사람은 열에 다섯 정도입니다. 조사가 교차표까지 공개하진 않았으니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연봉이 올랐는데도 만족하지 못한 층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는 건 두 수치의 간격에서 드러납니다.
제가 코칭하면서 자주 보는 장면이 그 자리입니다.
"연봉은 올랐는데, 일은 더 싫어졌어요"
연봉과 직급을 한껏 올려서 회사를 옮긴 분이 몇 달 만에 다시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연봉은 올랐는데, 일은 더 싫어졌어요."
옮기기 전에 이분 머릿속에 있던 문장은 이거였다고 합니다. "연봉이 더 높은 회사로 이직해야지." 이 문장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닙니다. 다만 이 문장은 계약서에 적히는 것까지만 봅니다. 월요일 아침에 내가 뭘 하고 있을지는 안 물어봅니다.
회사를 옮기면 두 가지가 같이 바뀝니다
받는 조건이 바뀌고, 매일 하는 방식이 바뀝니다.
앞엣것은 계약서에 적힙니다. 연봉, 직급, 근무 형태, 복지. 숫자로 비교할 수 있으니 옮기기 전에 확실히 확인합니다.
뒤엣것은 월요일 아침에만 보입니다. 내가 뭘 정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파고들 수 있는지, 어떤 순서로 일이 오는지, 내가 잘하던 방식이 여기서도 통하는지. 이건 채용공고에 안 적혀 있고, 면접에서도 잘 안 물어봅니다.
그런데 다니다가 지겨워지는 쪽은 거의 항상 두 번째입니다.
기획하다가 옮겼는데 가서는 남이 짠 걸 검수만 한다든가, 처음부터 판을 짜던 사람인데 이미 정해진 것을 실행만 하게 된다든가 하는 경우입니다. 일의 이름은 같습니다. 직무기술서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하루를 채우는 동작이 다릅니다.
그러면 연봉이 올라도 몇 달 뒤에 똑같은 자리에 섭니다.
면접에서 한 줄만 물어보십시오
거창한 질문이 아닙니다.
"제가 지금 제일 잘하는 게 이건데, 여기 오면 이걸 더 쓰게 되나요, 덜 쓰게 되나요?"
이 질문이 좋은 이유가 둘 있습니다.
하나, 내가 잘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게 됩니다. 자기 PR을 따로 하지 않아도, 질문 안에 이미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가 들어갑니다.
둘, 어떤 환경에서 일하게 될지가 답에서 드러납니다. "그건 여기서는 다른 팀이 합니다"라는 답이 나오면 그것으로 충분한 정보입니다. 옮길지 말지를 정하기 전에, 어떤 상태로 일하게 될지를 알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질문의 진짜 값은 답이 아니라 준비에 있습니다. 내가 뭘 제일 잘하는지를 먼저 정해야 물어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여기서 막힙니다. 이 질문을 만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이직 준비의 절반이 끝납니다.
면접에서 확인할 항목
조건은 다들 확인합니다. 아래는 방식 쪽입니다. 다 물을 필요는 없고, 지금 내가 제일 아쉬운 두세 개만 고르시면 됩니다.
| 확인할 것 | 이렇게 묻습니다 |
|---|---|
| 내 방식이 쓰이는지 | "제가 지금 제일 잘하는 게 ○○인데, 여기 오면 이걸 더 쓰게 되나요, 덜 쓰게 되나요?" |
| 하루의 실제 모양 | "이 자리에 계신 분의 보통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나요?" |
| 판단 범위 | "이 역할에서 제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인가요?" |
| 일이 오는 순서 | "일이 기획 단계부터 들어오나요, 정해진 다음에 들어오나요?" |
| 성과 기준 | "1년 뒤에 이 자리에서 잘했다는 건 무엇으로 판단하시나요?" |
| 전임자 | "앞에 이 자리에 계셨던 분은 어떤 이유로 옮기셨나요?" |
| 팀 상태 | "이 팀에서 지금 제일 먼저 풀어야 할 게 뭐라고 보십니까?" |
| 조건의 실제 | "연봉 외에 성과급·인상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지난 2년 실제 인상률은요?" |
마지막 줄을 빼놓지 마십시오. 앞의 조사에서 불만족 1위가 처우였습니다. 방식을 확인하느라 조건을 대충 확인하면 같은 자리로 갑니다. 둘 다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여섯 번째 질문은 답보다 반응을 보십시오. 바로 답이 나오면 대체로 정상이고, 얼버무리면 그 자리에서 사람이 자주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이 옮길 때인지 판단하는 기준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언제 정하느냐가 무엇을 보느냐만큼 중요합니다.
지금 상태가 최악일 때 정한 이직은 대체로 조건만 봅니다. 빨리 벗어나는 게 목적이 되니까, 여기보다 나으면 된다는 기준으로 고르게 됩니다. 그 기준으로 고르면 도망친 자리는 확실히 벗어나는데 도착한 자리는 골라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지금 자리에서 내 방식이 쓰이고 있을 때 결정하면 다릅니다. 내가 뭘 잘하는지가 최근 사례로 손에 있으니 위의 질문을 실제로 던질 수 있고, 협상에서도 근거가 됩니다.
그래서 옮기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먼저 해볼 게 있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최근 6개월 동안 내가 결과를 낸 장면 세 개를 적어보는 것입니다. 세 개가 안 나오면 그건 회사 문제일 수도 있고 지금 자리에서 방식이 안 쓰이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걸 확인한 다음에 옮기는 게 순서입니다.
정리하면
- 이직 후 만족했다는 응답은 54.8%였습니다(경총, 2024). 연봉이 오른 사람은 68.5%인데도 그렇습니다.
- 불만족 1위 이유는 처우가 더 나빠진 것이었습니다. 조건 확인은 여전히 기본입니다.
- 다만 조건이 좋아졌는데도 만족 못 한 층이 남습니다. 회사를 옮기면 조건과 방식이 같이 바뀌는데, 다니다 지겨워지는 쪽은 방식입니다.
- 면접에서 한 줄만 물어보십시오. "제가 지금 제일 잘하는 게 이건데, 여기 오면 이걸 더 쓰게 되나요, 덜 쓰게 되나요?"
- 이 질문의 값은 답이 아니라 준비에 있습니다. 내가 뭘 잘하는지 먼저 정해야 물어볼 수 있습니다.
- 옮기기 전에 최근 6개월 동안 결과를 낸 장면 세 개를 적어보십시오. 안 나오면 그것부터 확인하고 정하는 게 순서입니다.
면접에서 물으려면 "제가 제일 잘하는 게 이겁니다"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9WAY 무료 강점 진단이 그 문장을 만드는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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